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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극 ‘새’의 국내 초연을 준비 중인 배우 이혜영.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처음엔 그저 대본을 읊는 낭독극인 줄 알고 가볍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연출가가 인물의 숨결이 살아있는 연기를 요구하더군요. 설렘보다는 고민을 끌어안고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상징인 교황청 안뜰 ‘쿠르 도뇌르’(Cour d‘Honneur·명예의 뜰) 무대에 한국 배우 최초로 오른 이혜영의 고백이다. 그는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1부를 무대화한 낭독극 ‘새’(연출 줄리 델리케)에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호흡을 맞췄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다음 달 10~11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국내 관객을 맞이한다. 지난 15일 만난 이혜영은 “한국을 대표해 세계적인 무대에 선다는 자부심과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끼며 연습에 매달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교황청 중정은 2000석에 달하는 거대한 야외극장이라 텍스트 전달에 온 신경을 쏟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리허설 때의 섬세하고 내밀한 감정선을 온전히 쏟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며 “공간의 밀도가 다른 서울 공연에서는 인물의 숨결과 감정이 관객에게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릴게임오리지널 . ‘작별하지 않는다’는 병원에 입원한 친구 인선의 부탁으로, 경하가 홀로 남겨진 새를 돌보기 위해 눈보라를 뚫고 제주로 향하며 시작된다. 경하는 그 여정 속에서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고, 제주 4·3 사건의 깊은 상흔을 대면한다. ‘새’에서는 위페르가 경하를, 이혜영이 인선을 연기했다. 이혜영은 “원작의 1부를 다루다 보니 4·3의 참혹한 비극 자체보다 두 여성의 깊은 우정과 서로를 향한 애틋한 염려가 중심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2024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행자의 필요’에 이어 ‘새’로 다시 만났다. 무대 위에서 위페르는 프랑스어로, 이혜영은 한국어로 각자의 대사를 읊는다. 서로 다른 언어로 주고받는 호흡에 대해 이혜영은 “나는 불어 대본을 읽을 줄 알아 타이밍을 잡기 수월했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위페르로선 더 긴장되는 작업이었을 것”이라며 “위페르가 극의 해설을 맡아 담담히 끌고 갔다면, 나는 인선의 감정을 뿜어내는 역할이었다. 아비뇽 관객에게 두 언어의 충돌은 마치 이질적인 음악이나 소리의 파동처럼 다가갔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위페르를 향한 찬사와 배움도 전했다 PC 바다 이야기 . “위페르는 대형 무대에 단련된 단단한 발성과 압도적인 에너지를 지닌 배우였어요. 저는 혼자 완벽을 좇는 편인데, 위페르는 프롬프터 자막 색상까지 스태프들과 상의하더군요. 혼자 고립되기보다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비뇽에선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5분에 한강 작가가 직접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한강 작가는 4·3 사건의 비극을 증언하는 소설의 끝부분을 직접 읽었다. 이번 한국 공연에선 한강 작가 대신 10대 소녀가 그 자리를 채운다. 이혜영은 “한강 작가가 읽어 내려간 결말이야말로 작품의 핵심”이라며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읽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소녀의 낭독은 새로운 결의 울림을 빚어낼 것 같다”고 말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이혜영은 연극, 영화,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독보적인 연기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원래는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시작했다”며 무대에 대한 여전한 갈증을 고백했다. “요즘 뮤지컬은 오차 없는 가창과 화려한 춤을 앞세우지만, 조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짙은 감정과 연기 역시 본질이라 믿어요. 기회가 되면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이루지 못한 채, 죽음 직전 환상 속에서 쇼를 펼치는 여인의 이야기’를 직접 대본을 써서라도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돌아봤다. 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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