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식료품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대폭 인하하는 방침을 공식화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30일 보도했다. 인하 기간은 2년으로 한정하고 중·저소득층에는 나머지 1% 상당을 현금으로 지급해 소비세 부담을 사실상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재원 마련을 둘러싼 논란과 자민당 내 반발이 거세 향후 당내 조율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자민당 임시 임원회의에서 내년 4월부터 식료품 소비세를 2년간 1%로 인하하고 중·저소득층에는 1% 상당을 현금으로 지급해 소비세 부담을 '실질 0%'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소비세율을 1%로 낮추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다음달 초까지 정부·여당의 공식 방침으로 확정할 수 있도록 당내 의견을 모아 달라"고 지도부에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관련 방침을 다음달 초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올가을 임시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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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안은 초당적 협의체인 '사회보장국민회의' 실무회의가 마련한 중간보고서를 토대로 했다. 식료품 소비세를 2027년 4월부터 2년간 1%로 낮추고 중·저소득층에는 1% 상당을 별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중간보고서에는 소득 수준에 연계한 새로운 중·저소득층 지원 제도를 2029년부터 본격 도입하고 이번 감세는 그때까지 적용하는 한시적 조치라는 내용도 담겼다.
감세에 필요한 재원은 연간 약 5조엔(약 43조9000억원), 2년간 10조엔(약 87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정부는 세수 증가분과 세출 구조조정 등을 활용하고 적자국채는 발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특례공채에 의존하지 않고 반드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세 감세에 따른 재정 악화와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금융시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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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노 다로 전 외무상은 이날 "소비세 감세에는 많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세율을 내린다고 가격이 그만큼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고 감세 종료 이후에는 물가가 다시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소비세 인하보다 육아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당 세제조사회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이른바 '이너'의 멤버였던 오부치 유코 전 선거대책위원장도 소비세 감세에 반대하며 이날 핵심 멤버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세제조사회 부회장직은 유지하지만 비공식 핵심 협의체에서는 빠지게 됐다.
당내에는 감세 재원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신중론이 여전히 적지 않다. 다카이치 총리는 감세에 부정적이었던 아소 다로 부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에게 당내 의견 조율을 맡겼으며 자민당은 오는 31일부터 본격적인 당내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소비세 감세는 다카이치 내각의 대표 경제정책으로 꼽힌다. 다만 재원 논란과 당내 반발을 얼마나 수습하느냐에 따라 향후 내각의 국정 장악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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