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라도와 독도에 서식하는 집쥐(시궁쥐)를 방제하는 방식을 다룬 기사를 썼다. 마라도에서는 호흡마취로 안락사시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익사, 독도에서는 포획틀 안에서 죽도록 내버려두는 아사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다.
방제가 필요하더라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며 죽이는 방식을 。검해야 한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은 대체로 이런 내용이 많았다. "이제 모기도 마음대로 못 죽이는 건가." "바퀴벌레도 죽이면 안 된다는 얘기냐."
이러한 반문에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당연한데 왜 그 과정까지 따져야 하느냐는 생각이 깔려 있는 듯하다. 섬에 사는 쥐가 천연보호구역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마라도에서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알을 깨고, 독도에서는 바다제비와 괭이갈매기의 알이나 새끼를 먹고 땅굴을 파 환경을 훼손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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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획한 동물을 죽이는 방식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도 되고, 어떤 방법으로 죽여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마라도와 독도의 방제 기관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대구지방환경청에 방제 근거 법령을 질의한 결과, 보호구역에 피해를 주는 동물의 포획 등에 대한 근거는 있었지만 해당 동물을 죽이는 방법은 명시되지 않았다. 동물법 전문 변호사들은 익사시키거나 아사하게 하는 행위가 동물보호법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학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물론 집쥐와 모기, 바퀴벌레까지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동물을 죽여야 하는 상황이라 해도 그들의 고통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더욱이 마라도의 경우 호흡마취를 통한 안락사가 실시된 사례가 있는 만큼 고통을 줄일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익사시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실험동물 분야에서는 익사를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야생생물법에서도 고의로 먹이나 물을 주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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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사와 아사가 동물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는 방식이라는 。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충남 홍성군 인근에 설치된 쥐 끈끈이에 참새 5마리와 황조롱이 1마리가 포획됐다. 발견 당시 참새 3마리는 이미 죽은 상태였고, 나머지 2마리는 구조됐지만 당일 끝내 폐사했다. 이들 참새를 사냥하려다가 사고를 당한 황조롱이는 구조돼 한 달간 치료받은 후 자연으로 돌아갔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제공
이는 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쥐 방제 방식도 마찬가지다. 흔히 사용하는 쥐 끈끈이의 경우 포획된 쥐가 빠져나가려고 오랫동안 몸부림치고, 털과 피부가 뜯기는가 하면 탈수와 굶주림 등으로 서서히 죽는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이 역시 동물보호법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 효과도 크지 않다는 。을 들며, 환경개선 등을 해나가면서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죽여도 되는 건 아니다. 올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이래, 근데 인간적이지 않아. 이게 최고 무능 아닌가." 우리가 생명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떠올려볼 만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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