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중인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K포럼 제공
남도일보 제12기 K포럼 강연자로 나선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눈물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그 눈물을 지키는 나라가 인문 강국"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사장은 지난 17일 전남광주특별시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AI 시대, 인문 강국-리더의 마음 건강에서 시작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고 이사장이 K포럼 강단에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22년 9월 15일 같은 자리에서 "결국에 남는 건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남겼고, 본지에도 다음 날 그 문장이 그대로 기사 제목으로 실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때를 떠난 뒤 4년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며 강연 서두를 열었다.
고 이사장은 "이 자리를 떠난 두 달 반 뒤에 문명사적인 대전환, 상상도 못했던 것이 나왔다"며 2022년 11월 30일 챗GPT 등장을 첫 변화로 꼽았다. 이어 글·그림·판단을 돕는 AI가 사무실마다 들어온 지금, 그리고 몸을 입은 지능인 휴머노이드가 사람의 공간으로 오는 다음 차례까지 짚으며 "도구의 시대에서 존재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도구에는 일련번호면 되지만, 존재에는 이름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한국이 이 변화를 가장 먼저 만난다고 진단했다. 고 이사장은 한국이 근로자 1만 명당 1,012대로 세계1위 로봇 밀도를 가진 나라이자, 합계 출산율 0.75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이며, 2040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400만 명 줄어드는 나라라는 。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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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한계를 보여주는 자신의 경험담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겨울 일본 아오모리의 한 료칸에 걸린 그림을 AI에 촬영해 물었더니, 한자 원문에 오류가 있는데도 AI가 이를 그럴듯하게 풀이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한자를 몰랐다면 그대로 믿고 여러분 앞에서 잘못 설명했을 것"이라며 "AI가 가르쳐주는 대로만 알았다면 망신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연민이 없고, 따뜻하지 않고, 눈물이 없다. 고통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느끼지는 못한다"며 "AI의 가장 큰 취약。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 강의를 하고 있다. /K포럼 제공
2부에서는'인문 강국'을 화두로 꺼냈다. 그는 "기술은 따라잡힌다"며 반도체·로봇·자동차 등의 격차는 몇 년이면 좁혀지지만, 영화·음악·문학 같은 정신은 복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증명된 사례로 K-콘텐츠를 들며 "세계가 K를 사랑하는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그 안의 사람 이야기"라고 말했다.
인문 강국을 움직이는 두 엔진으로는 독서와 글쓰기를 꼽았다. 그는 자신이 청년 시절 겪은 좌절의 시간을 꺼내며 설명을 이어갔다. 연세대 재학 중 긴급조치9호로 학교를 떠나야 했던 그는 "할 것이 아무 것도 없었을 때 남산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것이 저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때 터득한 것이 훗날 그가 체계화한 속독법·정독법·다독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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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정독의 핵심은 마음의 고요함을 찾는 것"이라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상태에서 읽어야 글이 빨려 들어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천권 독서, 1인1책 쓰기 국민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하며 "AI 시대일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이긴다"고 힘주어 말했다.
AI 시대 리더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역할, 이른바 '5 SHIP'도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풀어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하던 시절을 예로 들며 "1년 동안 칭찬도 질책도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어느 날 '요즘 연설이 좋다'는 짧은 한마디를 들은 뒤부터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상대의 뱃속까지 들어가 100% 따라가 본 경험"이라며 팔로우십의 사례로 소개했다. 또 "내가 슈팅하는 것보다 옆 사람에게 패스해 골인 확률을 높이고도 공치사하지 않는 것이 파트너십"이라고 설명했고, 대통령 취임 뒤 국회 청소 노동자들 앞에 무릎을 꿇었던 사례를 들며 "낮은 자리에서 사람을 섬기는 것이 서번트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 새로 요구되는 것은 힐러십, 곧 마음을 돌보는 리더"라고 강조했다.
3부에서는 리더 자신의 마음 건강을 다뤘다. 고 이사장은 한 전직 대통령이 창밖을 바라보며 홀로 서 있던 뒷모습을 지켜봤던 경험을 전하며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절대 고독이 리더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말할 곳이 없고, 멈추면 조직이 멈출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리더가 먼저 아프다"며 "리더의 마음이 조직의 날씨"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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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1년 8월 첫 아침편지를 쓰기 시작해 2010년 충주에 깊은 산속 옹달샘 명상치유센터를 열었고, 25년째 매일 아침 편지를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때 하루 900번씩 스쿼트를 했다는 일화도 전하며 "글은 허벅지에서 나온다. 몸이 흔들리지 않아야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천법도 제안했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세 번 깊이 쉬고, 오늘 가장 고마운 얼굴 하나를 떠올리는 1분짜리 잠깐 멈춤을 그 자리에서 청중과 함께 진행했다. 이어 하루 20분 독서, 하루 3분 명상, 매일 걷기를 마음을 숙성시키는 세 가지 반복으로 제시하며 "화려한 처방이 아니라 조용한 반복이 리더의 언어와 마음을 숙성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라"고 당부했다. 그는 "막연한 다수가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에게 마음을 헤아리는 짧은 편지를 쓰되, AI와 함께 초안을 잡고 묵히고 다듬더라도 마지막 문장은 내 손으로 쓰라"고 조언했다.
강연 말미에는 육군 부대를 찾아'꿈 너머 꿈'을 주제로 강의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고지를 .령한 다음 무엇을 할지 준비돼 있지 않으면, 그 고지 。령이 오히려 패착이 될 수 있다"는 한 지휘관의 말을 인용하며 "내 목표를 이룬 뒤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일로 이어가는 것이 꿈 너머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눈물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 눈물을 지키는 나라가 인문 강국"이라는 말로 강연을 맺으며, 아버지가 평생 부르던 찬송가를 직접 불러 여운을 남겼다. 다 음 K포럼 강연은 추석 연휴 뒤인 10월 1일 열릴 예정이다. /서정현 기자
원우들이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의 강의를 듣고 있다. /K포럼 제공
풀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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