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사고 전환부터 한국해양고,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까지 10년 넘게 표류했던 서귀포시 성산읍 소재 성산고등학교의 체제 개편 논의가 방향을 잡았다.
IB 기반 일반과와 해양 직업계열을 함께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학생 수 미달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교원과 교육환경을 갖춰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9일 자율학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성산고를 '2027년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성산고는 IB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기존 해양 직업계열 학과를 함께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로 전환된다.
성산고의 체제 개편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국립 특수 목적고등학교인 해사고 전환을 추진했다. 해양·수산 분야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해기사 등을 양성하는 학교로 탈바꿈하려 했지만 국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2018년께 최종 무산됐다.
이후 2020~2021년에는 막 초창기 모델을 선보이던 IB 도입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내부 의견수렴과 학교 여건 등의 문제로 좌절됐다.
2024년 추진했던 한국해양고 전환 역시 지역주민과 동문, 학부모 사이에서 학과 구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면서 보류됐다.
성산고는 태생적으로 지리적인 한계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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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은 제주시·서귀포시 시내권 등 주요 주거지역과 거리가 있어 도심권 학생들이 통학하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다.
교육청 역시 학생들의 학교 선택에서 통학 여건과 함께 학교의 교육과정 및 진학·취업 경쟁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 여파가 반영된 듯 최근 4년간 성산고의 최종 충원율은 77.5~90.4% 수준에 머물렀다. 매년 모집 정원보다 최소 10명에서 최대 25명가량 적은 학생이 입학하는 미충원 현상이 반복됐다.
인근 성산중 학생들의 선택에서도 학교의 현실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교육청이 도내 중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산중 전체 응답자 191명 가운데 성산고 진학을 희망한 학생은 15명에 그쳤다. 일반과 8명, 특성화과 7명이었다.
교육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성산고가 성산중 학생들의 주요 진학 선택지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단순한 통학 여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체제 개편의 출발。은 단순 IB 학교를 늘리는데 있지 않고, 학교를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유인에 있다.
현재 성산고는 일반과와 특성화과가 병행 운영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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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은 기존 일반과는 IB 기반 일반과로 전환해 경쟁력을 높이고, 해양 직업계역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방식처럼 단순 일반고를 유지할 경우 인근 읍면지역 일반고와 차별성이 부족해 추가 모집이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기존 성산중이 IB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성산중에서 성산고로 이어지는 초·중·고 IB 교육과정 연계를 구축하고, 표선고에 집중된 IB 고교 선택지를 성산고로 분산한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고의숙 제주도교육감은 10일 오전 간담회를 갖고 IB와 직업계열을 한 학교에서 병행하는 형태는 국내에서는 사례를 찾아보기 드문, 사실상 새로운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IB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실제로 성산고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다.
성산고의 경우 정식 IB DP 운영까지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2027년 IB 후보학교 신청과 승인을 거쳐 2028년 1학년을 대상으로 Pre-DP를 운영하고, 2028년 하반기 인증을 받은 뒤 2029년 3월부터 2학년 대상 IB DP 운영에 들어간다.
단순 IB를 추진하는 학교라는 기대만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별도의 과제다. 기존에 IB DP가 운영중인 표선고와는 어떤 차별성을 확보할지에 대한 전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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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와 특성화과를 한 학교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교육청 역시 두 교육과정의 병행 운영에 따른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실시된 의견수렴에서 성산고 교직원의 75%, 학부모의 92%가 'IB+해양 직업계열' 도입에 찬성했지만, 동시에 충분한 지원과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IB 교육을 담당할 교원 역량 강화와 해양 직업계열 전문교과 교원 확보, 해양 실습실과 IB 교육환경 개선 등 물적·인적 기반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교육청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IB 전문가 과정 연수와 해양계열 전문교과 연수, 실습실 및 교육환경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IB 인증 여부 역시 변수다. 고 교육감은 "IB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만약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그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현 시。에선 구체적인 대체 교육과정이나 학생 보호 방안까지 제시되진 못했다.
과거 성산고의 체제 개편이 번번이 중단된 데에는 국가 정책과 지역사회 의견, 학교 구성원 간 이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개편안은 학교 전체를 다른 형태의 학교로 전환하기보다 일반과의 교육과정을 IB 중심으로 바꾸고 기존 해양 직업계열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는 .에서 앞선 시도와 차이가 있다.
결국 추후 학생 모집 규모와 IB 인증, 교원 확보, 교육환경 조성 등이 성산고 체제 개편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획이다.
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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