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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국보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 풍경. 주철장 이수자인 원천수(왼쪽) 씨와 박물관 직원 이재권 씨가 7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목(종 치는 막대)을 힘껏 밀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에밀레종은 ‘에밀레’하고 울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두웅’하는 낮은음이 귀보다 가슴을 먼저 친다. 아이가 어미를 찾듯 애절한 여운이 있어 그 소리에 ‘에밀레’라는 이름을 붙였을 테다. 15일 해가 저문 국립경주박물관 앞마당.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종각에서 열린 타음조사 공개회에서 마주한 신종 특유의 낮고 깊은 음색은 ‘들린다’기보다 ‘느껴진다’에 가까웠다. 백미는 첫 울림 뒤에 잔향 같이 남는 너울이다. 사라질 것만 같다가 다시 피어나는 이 ‘맥놀이’가 신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시민 771명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열두 번의 타종이 이어지는 동안, 은은한 이 맥놀이에 행여 방해가 될세라 기침소리조차 삼켰다. 지난해 첫 행사 때보다 타종 강도를 10%가량 높인 만큼 종의 진동도, 맥놀이의 여운도 한층 짙게 어둠 속으로 번져나갔다. ◇왜 종소리는 771명이 모인 가운데 열두 번이 울렸나? 올해 공개회는 사전 신청을 받아 시민 771명을 선정했다. 신종이 완성된 771년을 상징하는 숫자다.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을 기리기 위해 주조하기 시작한 이 종은 아들 혜공왕 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됐다. 두께는 20㎝에 무게는 18t에 달하는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큰 종이자 타종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종이기도 하다 모바일 손오공릴게임솔루션 . 타종 횟수를 12회로 제한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국보인 신종 보호를 위해 조사 목적의 타종을 한 번에 15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번 공개회에서도 앞선 사전 조사에서 2회를 치고 본행사에서 12회를 타종하며 고유 주파수와 진동 특성, 맥놀이 등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타종은 그간 왜 중단됐나? 신종은 오랜 침묵 끝에 지난해 5개년 정기 타음 조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소리를 냈다. 개천절, 연말 등 행사 때마다 정기적으로 울리던 종은 1992년 제야 타종을 끝으로 유물 보호를 위해 멈췄다. 이후 1996년 시험 타종, 2001∼2003년 타종 행사, 2020∼2022년 비공개 타음 조사가 간헐적으로 이뤄졌을 뿐이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측정된 신종의 고유 주파수가 1990년대 측정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다. 야외에 노출돼 있어 손상 우려가 늘 꼬리표처럼 붙지만, 아껴 친 만큼 신종은 아직 온전하다. ◇1300년 종소리 계속 들을 수 있을까 다만 이 장엄한 맥놀이를 직접 들을 기회가 계속 주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국립경주박물관은 2029년까지 5개년 조사를 이어가며 내년에도 공개회를 열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타종이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보존관리 중심으로 정책이 전환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야마토예시 이와 관련해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종각 사면에 개폐식 유리벽을 설치해 계절에 따라 여닫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밝혔던 ‘신종관’ 신설 구상 대신, 기존 종각을 개보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본래 ‘에밀레종’이 아니었다고? 성덕대왕신종이 ‘에밀레종’이라는 애달픈 이름으로 불린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고려 말과 조선 초 기록에는 주로 ‘봉덕사종’으로 등장한다. 봉덕사는 효성왕이 성덕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로, 종 명문에도 봉덕사종임이 명확히 새겨져 있다. 어린아이를 시주해 종을 완성했다는 설화와 ‘에밀레’라는 이름은 문헌상 20세기 초에야 확인되며, 국내 신문에 등장한 것은 일제강。기인 1920년대다. 물론 현대 과학자들이 1998년 진행한 시료 성분 분석에서는 사람 뼈에 들어있는 인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한국사에서 거대한 종은 흔히 나라가 몹시 어려울 때 만들어지곤 했다. 신종이 제작된 시기 역시 신라가 정치적으로 크게 흔들리던 중대 후기였다. 당시 왕실은 불교를 구심。으로 사상적 통합을 꾀하며 불안한 백성의 마음을 어루만지려 했고, 그 과정에서 멀리 뻗어 나가는 종소리만큼 효과적인 매개체는 드물었다. 종소리는 곧 부처의 가르침이자 위로였고, 소리 앞에서는 신분도, 공간의 제약도 무의미해 모든 중생이 평등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신종을 치면 소리가 백여 리, 지금으로 치면 40㎞ 안팎까지 들렸다고 한다. 1300년 전 뭇사람을 위로했던 그 깊은 소리가, 유례없이 혼란스러운 700리 밖 서울까지 닿을 수 있을까. 귓가에 일렁임이 유독 오래 맴도는 밤이었다. 박물관장은 종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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